[분석] 미얀마 분쟁지역에서 4년, 여성 직업 훈련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나

2022.07.19 15:33:23

2018년 시작한 ‘카렌 프로젝트’ 되짚어보니

  
지난 2018년 미얀마YWCA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내전으로 얼룩진 북부 카렌주에서도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는 딴다웅지 지역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진행한 것이다. 서울YWCA과의 협업을 통해 직업 훈련과 함께 성평등 인식 재고, 기업가 정신 교육 등이 함께 진행됐다. 당시 강의를 통해 내용을 접했던 기자로서는 그 이후가 궁금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물론, 군부 쿠데타로 인한 정세의 불안정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미얀마YWCA에 현장에 대해 취재하기로 했다. 미얀마YWCA를 이끌고 있는 인사와의 취재를 통해 지난 4년간의 카렌 프로젝트를 짚어 봤다. 이하는 일문일답. 
 
-왜 미얀마YWCA가 딴다웅지 지역에서 여성 직업 훈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나.
“이 지역은 미얀마 북부 카렌주에 있는 분쟁 지역이다. 2000년대 말까지 내전으로 많은 시민들이 집을 떠나야 하는 등 시민들의 고통이 컸다. 2010년 미얀마 정부와 카렌 지역 군벌 사이에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내전이 끝나도 지역 여성들을 위한 취업의 기회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이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 바빴고, 정글에서 먹거리를 찾기도 했다. 일부 여성들은 인신매매돼 국경을 건너 태국으로 팔려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역 여성들의 자활과 임파워먼트, 평화 증진 등을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의 방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프로젝트의 목표는 크게 ▶여성 교육생들이 다양한 직업 훈련을 통해 경제적으로 자립한다 ▶참가자와 그들의 가족들에게 성평등 교육을 진행하고 그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증진시킨다 ▶참가자들이 기업가정신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사업 루트를 개척한다 등 3가지였다. 이를 위해 지역의 인프라와 현황에 대해 조사하고, 현지 사정에 맞는 직업 교육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한 현지 경제 사정에 필요한 직업 훈련을 진행하는 한편, 성평등 인식을 재고하기 위해 현지 당국과 협업해 교육했다. 또한 지역 내에서 자조 조직을 구성하고 스스로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동기부여가 되도록 노력했다. 일부 참가자에 대해서는 한국으로 견학도 진행했다.”
 
-참가자는 어떻게 선정했나. 
“월 수입 8만~10만짯(한화 7만~9만원 선) 가정의 15~64세 여성을 대상으로 했다. 또한 딴다웅지 지역의 인사들을 참가자로 포함했다.”

 


-프로젝트에 대한 현지 지역 사회의 반응은 어땠나.
“프로그램에 취지에 대한 상호 이해와 협력이 있어, 지역 커뮤니티와 종교 지도자들, 지역 당국자들이 협조적이었다. 지역 여성들도 기꺼이 교육에 참여하고 함께 했다. 하지만 걸림돌은 2021년 군부 쿠데타였다. 이 때문에 무력 충돌이 일어나고 지역 주민들의 이동이 제한되는 등 프로젝트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전기가 끊길 때도 있는데, 이 때는 인터넷도 같이 단절돼 어려움이 있다.”
 
-최근 군부 쿠데타 이후 교육 프로그램 진행에 어려움은 없었나.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카렌주의 일부 지역에서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습도 있어 피난을 가능 사람들도 있었다. 게다가 딴다웅지 지역에서는 지역 군벌과 군부의 충돌도 있었다. 이후 야간 통행금지, 군부 검문소 운영, 검문검색, 전자기기 수색 등이 생겨났다. 강도와 도둑까지 많아져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미얀마YWCA는 정치적 상황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필요할 때 스케줄을 다시 잡거나 프로젝트의 내용을 수정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어떤 영향을 주었나. 
“지금은 코로나19 상황이 많이 개선됐다. 이 때문에 딴다웅지 지역에서도 400명까지는 집합이 가능하다. 코로나19는 미얀마에서 남녀에게 다르게 다가왔다. 여성들에게 있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고, 이 때문에 가정폭력에 노출되는 여성들도 있었다. 어떤 남성들은 실직의 분노를 가정 내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가정폭력으로 분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여성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록다운 제한으로 사업이 망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지 4년이 됐는데, 결과에 대해 평가해 달라. 
“참가자들은 매우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반응이다. 참가자들은 바느질, 수공예, 호스피탈리티 서비스 등 직업 교육에 있어서 전문성을 얻은 것은 물론이고, 성인지 감수성이 향상되고 기업가 정신도 함양했다. 또한 더 넓은 네트워크를 얻게 됐다. 여성들이 여성의 권리를 이해하고, 지식을 함양했으며, 여성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향상했다. 이제 이 지역 여성들도 자신의 권리와 스토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연대할 수 있게 됐다.”
 
-서울YWCA 등 한국 파트너들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평가해 달라.
“서울YWCA 등 한국 협력 기관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은 큰 도움이 됐다. 미얀마YWCA는 한국 협력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행정적, 재무적, 프로젝트 운영상의 노하우도 얻을 수 있었다.”

 


-끝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카렌 지역 여성들을 향한 한국인들의 연대와 지지가 있었기에 이 프로젝트를 잘 진행할 수 있었다. 지난 4년 동안, 분쟁지역에서도 여성에 대한 직업 교육과 성인지 감수성 교육, 임파워먼트 등은 지역 여성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카렌 지역 여성들의 목소리를 한국 등 아시아 여성들이 함께 듣고 공감해 주기를 바란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박종미 기자 info@womansflow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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