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남성춤 전수장학생 선정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정모씨가 부산광역시장을 상대로 낸 ‘시지정 무형문화재 전수장학생 선정시 여성 배제’ 사건에서 “부산시는 정씨에게 동래한량춤 전수장학생 선정 시 여성 추천자를 배제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전승자 지정 시 관련 규정에 따라 (성별이 아닌) 기능, 예능 등을 기준으로 선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정씨와 김모씨는 작년 4월 타 남성 2명과 함께 동래한량춤 전수장학생으로 추천됐다. 하지만 같은해 6월 부산시무형문화재위원회는 “남성무로서의 ○○한량춤의 원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의결하며, 남성 추천자 2명만 전수장학생으로 선정했다.
이에 정씨는 그해 8월 전수장학생 선정 시 여성추천자를 배제한 것은 성별을 이유한 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부산시 측은 “남성춤으로서의 동래한량춤의 특성은 문화재보호법에서 명시한 ‘원형’인 동시에 무형문화재법에서 명시한 ‘전형’이며,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 특징,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여성은 남성이 표현할 수 있는 춤 동작을 구사하기 어려워 ‘원형’의 변형ㆍ훼손 및 문화재적 가치 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는 2016년 3월 무형문화재법 시행 이후 무형문화재의 보전 및 진흥의 기본원칙은 ‘원형’에서 ‘전형’ 유지로 변경됐고, ‘전형’은 해당 무형문화재의 본질적인 특성은 유지하되, 부수적인 요인들의 다양한 변화, 전승적 ‘가변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다수의 의견을 확인했다.
이에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동래한량춤과 유사한 무형문화재인 경남 한량무 한량역의 경우에는 여성이 전수교육조교와 보유자 후보로 지정된 점 ▶교방춤의 하나로 대표적 여성춤인 살풀이춤의 경우 여성인 김숙자 선생과 남성인 이매방 선생이 동시에 보유자로 지정된 점 ▶무형문화재법 시행 이후 무형문화재의 보전 및 진흥의 기본원칙이 ‘원형’에서 ‘전형’ 유지로 변경된 취지 등을 감안, “과거 한량들이 추었던 동래한량춤의 ‘전형’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남성 무용가의 계보로만 전승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봤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