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전 두바이 시내 두바이월드트레이드센터(DWTC). 3일 간 진행되는 연례투자회의(AIM)가 시작했다. AIM은 두바이 정부가 해외 투자 허브가 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대회다. 2017년부터 부속 행사로 열리는 스타트업 박람회(AIM Startup 2019)도 열리고 있다.
첫 날인 8일 오전에는 대회의실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이 성대하게 열렸다. 영어로 적혀있는 ‘원 벨트 원 로드(One belt one road)’라는 현수막에서 위압감을 느꼈다고 하면 예민한 것일까. 현장에 있던 자원봉사자가 “한 번 들어가 보시라”고 했지만, 외신을 통해 접했던, 일대일로 투자로 빚더미에 앉았던 나라들의 기사가 생각나서 쉽사리 발길을 옮기기 어려웠다.

AIM 스타트업 대회는 5~6번홀을 이어놓은 대형 전시장의 한 켠에 있었다. 스타트업 대회에는 수백곳의 부스가 있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를 하는 ‘잔디’ 등 기술 스타트업들이 중동 바이어들과 만났다. 우먼스플라워 부스에도 디지털전문가, 교수, UAE 로펌 등 관계자들의 제휴 제안이 있었다.
스타트업은 작게 부스가 있고, 오히려 함께 전시장을 차지했던 ‘미래 도시 쇼(future cities show)’가 활발했다. 아랍 국가들은 물론이고, 카자흐스탄 같은 구 소련 국가나 모스크바 시(市)정부에서도 큰 부스를 차리고 자국 투자를 권유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스가 눈에 띄었다. 자원부국이지만 역설적으로 가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 한국과는 아직 수교가 없는 소말리랜드 등이 있었다.

스타트업 대회는 부대 행사로 ‘공개 피칭’을 진행했다. 심사위원 3인은 물론, 공개 청중까지 포함한 무대에서 4분간 자신의 회사를 소개하고 3분가량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이다. ‘슈스케’ 형식을 생각하면 되겠다.
오일머니로 무장한 화려한 설비와는 달리, 진행에서는 상당히 미숙함을 보였다. 경비원들은 각국에서 온 대표단에게 무례하게 검문검색을 해 빈축을 사는가 한편, 일부 기업들은 잘못 안내를 받아 오전 중 입장을 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통해 사회 혁신과 성공을 노리는 스타트업 기업가들의 열기를 꺾을 수는 없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