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자동차로 9시간을 타고 가면 나오는 카렌은 이 나라의 대표적인 분쟁지대다. 미얀마와 태국간 국경지대에 있는 카렌에는 난민 수십만명이 있다. 국내 대피소에 있는 피란민도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이곳에서 활약하는 반군인 카렌민족해방군은 미얀마 정부군과 수십년 째 충돌해왔다.
종교적으로도 카렌은 미얀마의 마이너리티다. 미얀마 국민 5385만명 중 불교가 89.5%고, 기독교가 5%다. 하지만 카렌주는 400만명 주민 대다수가 기독교신자다. 19세기 앵글로-버마 전쟁으로 영국 선교사들이 통치한 영향을 받는다.
서울YWCA가 삼성, 사랑의 열매, 나눔과 꿈과 더불어, 이 지역에서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양성평등 앙트러프러너십(기업가정신) 교육을 진행한 것은 불안한 현지 정세와 맥락을 같이한다. 분쟁지역에서 힘들어 하는 현지 여성의 자립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세부 목표는 ▶교육을 위한 인적ㆍ물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여성들의 자신감을 고취하고 경제적 자립을 모색하며 ▶직간접 참여자들의 양성평등 의식을 성장한다는 등 3가지다. 세부 실행은 미얀마YWCA와 함께했다.

서울 YWCA는 카레누 딴다웅지 지역에서 올해 3~12월 교육을 진행했다. 카렌 지역 18개 마을에서 소수민족 출신 저소득층 또는 취약계층 여성 총 103명이 교육을 받았다. 교육 내용은 ▶수공예품 봉제교육 ▶앙트러프러나십 ▶정보기술(ICT) ▶양성평등 교육으로 진행했다.
수공예품 봉제교육은 현지 여성들의 수입을 창출하기 위해, 필통이나 파우치, 티슈함 등을 수공예로 제작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ICT 교육은 컴퓨터 기본지식과 MS오피스 등이다. 앙트러프러너십 교육은 기업가 정신과 사업 계획, 마케팅 기법, 시장조사법 등이다. 양성평등교육은 성 고정관념과 차별, 가족 내 성역할에 대해 인식을 재고하는 방식이다.
서울YWCA는 지난 4일 서울 명동 서울YWCA회관에서 사업 내용 결과를 공유하는 공개세미나를 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주한 미얀마 대사관 킨묘토 경제참사관이 참석해 미얀마와 미얀마 여성에 대해 발표했다. 킨묘토 참사관은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 성 격차 보고서 기준 미얀마의 순위가 83위로,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 타 국가보다 높다는 점을 밝혔다. 한국은 이 조사에서 118위였다. 다음 세미나는 내년 1월 10일 오후 1~3시 서울YWCA회관에서 조혜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개도국 여성 역량 강화와 국제협력’ 강의로 진행된다. 참가비는 없으며 서울YWCA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