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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레터] 집밥

 

며칠 전 코로나19 검사를 했더랍니다. 확진자의 접촉자의 접촉자의 접촉자... 정도 되는데 덜컥 겁이 나더군요.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라서 적극적인 선제검사를 정부에서 권하고 있어서 아이와 함께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하루만에 음성이 나왔는데 어찌나 반갑던지요. 물론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단계의 지인들은 다행히 음성이 나왔습니다. 

 

만 하루 정도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아이와 함께 집 안에서 생활하면서 밥을 해먹었습니다. 사실 평소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지만, 정작 강제적으로 자가격리를 하려니 더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까지 아이와 한글 받아쓰기 공부하고, 수학 문제집 풀이를 함께 하였습니다. 

 

가장 힘든 일은 역시 집밥이었습니다. 혼자 먹을 때는 간단히 김치에 먹어도 되는데 아이에게는 세 끼 반찬을 다르게 해주는 것도 꽤 큰 일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먹인다고 인스턴트를 먹일 수도 없고 매번 '진상'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식사 때 밥을 먹고 싶지 않다고 할 때는 일손이 두 배로 듭니다. 기다렸다가 따로 차려 줘야 하거든요. 

 

하지만 아이와 제가 음성이라는 것에 감사하면서 오늘도 집밥을 차렸습니다. 눈치가 보이는지 남편은 출근하는 날에는 회사에서 저녁을 먹고 오겠다 하더군요. 1인용 칸막이가 있는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오는 것이 간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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