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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고 힘 없는 사람을 위해 13년…탄자니아 저소득층 법률 도우미 

[인터뷰] 크리스티나 카밀리 루힌다 탄자니아법률지원단체연합 사무총장 


탄자니아법률지원단체연합(TANLAP)은 지난 24년 동안 현지에서 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법률 지원에 천착해온 단체다. 가난한 사람 등 변호사를 고용할 수 없는 법률적 약자를 지원하는 현지 시민단체 70여곳이 연합의 회원단체다. 회원단체의 스펙트럼은 종교단체에서 시민단체, 지역사회 기반 단체 등 다양하지만 힘 없고 가난한 사람에게도 법률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으로 뭉쳤다. 
 
연합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30대의 젊은 법률가인 크리스티나 카밀리 루힌다 사무총장이다. 변호사로 약자들을 위한 변론과 법률 지원에 13년간 올인해온 인물이다. 연합 외에도 탄자니아 정책포럼을 비롯, 탄자니아청년단체, 희망의 문 등 현지 NGO에서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현지 젊은 여성들의 멘토로 활동하며 후학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무엇이 30대 여성 리더를 약자 보호와 여성 권리 신장 등 인권운동가의 영역으로 이끌었을까. 우먼스플라워는 최근 루힌다 사무총장과 인터뷰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당신은 왜 돈 없고 힘 없는 사람을 돕는 법률 지원 활동을 하는가.
“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아버지는 내가 열 한 살 때 돌아가셨다. 생전의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이 학창시절 나를 법률가로 이끌었다. 세상에는 자신의 법률 문제를 대변해 줄 변호사가 없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였다.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때까지 자신을 변호해 줄 사람이 없는 경우도 많고, 이들은 모두 변호인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그래서 변호사가 돼 돈이 없는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 그래서 법대를 갔고, 변호사가 된 뒤 13년 동안 취약 계층을 위한 법률 서비스 분야에서 일해왔다.”

 

 
-부친이 일찍 돌아가셔서 어릴 적 생활이 어려웠을 것 같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어머니가 혼자서 나를 포함한 7남매를 키운 것을 기억한다. 강인한 생활력이었다. 나 역시 2016년 어린 두 딸을 둔 상태에서 남편과 사별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나를 키워왔던 것처럼 나도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법률 지원 법안 R.E. 2019를 제정하도록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 온 것이 크다. 나를 포함한 TANLAP 회원들은 어려운 시민들도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해 왔다. 이 법안에는 법률구조의 개념과 법률지원자, 준사법자의 역할 등에 대해 명문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내가 사무총장이 된 이후 TANLAP 회원 시민단체를 기존 12곳에서 70곳 이상으로 확대했다.”
 
-젊은 여성들의 멘토도 자처하고 있는데. 
“나는 젊은 여성들을 1대1로 만나기를 즐긴다. 훈련이나 세미나, 워크숍 등은 물론이고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젊은 여성들을 독려하고 있다. 내 어릴적 이야기를 공유하는 한편, 젊은 여성 하나 하나가 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점을 강조한다. 

 

나는 또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해서도 연대와 강인함을 강조해 왔다. 기혼 여성들은 직장에서 불이익에 직면하고는 한다. 나는 그들에게 다른 국가의 다른 여성들로부터 배우고, 권리를 지켜내고 또 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여성들은 서로 연대하고, 강해야 하며, 결코 직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 생각해 보라, (직업을 그만둔다면) 남편이 없을 때 경제적으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사람이 모든 결정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다.”

 


 
-미국에서 1년 동안 펠로우로 다녀오면서 인권관련 국제 연대활동도 진행했다.
“미국 펠로우십 동안 인권과 젠더, 리더십, 공공정책 분야에서 미국 등 해외 인사들과 협업을 할 수 있었다. 여성을 위한 국제 권리라는 단체와 함께 성별 기반 폭력에 대한 법률적 문제에 대해 협업했다. 또한 글로벌 미네소타 및 미네소타 아프라카인 연합 등과 함께 국제 관계 이슈에 대해서 협업했다. 기억에 남는 것은 내가 머물던 미네소타 지역에서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을 위한 모금 만찬 행사를 기획한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완전히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으며, 여성들의 피해도 크다. (유엔여성기구는 2020년 ‘인사이트에서 행동으로: 코로나19 물결 속에서 성평등’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위기의 영향은 결코 젠더 중립적이지 않으며, 극심한 빈곤, 고용, 보건, 무급 가사노동,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 등의 문제에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특히 여성들에게 컸다.  나는 보건, 사회보장, 응급 서비스 등에 있어서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사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받는 근로자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고용주를 위한 재정적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폐업한 소상공인들에게 대출 제도 역시 더 적극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끝으로 타격입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모두가 연대하고 사회ㆍ심리적 지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ㆍ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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