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영국 여성 참정권 운동의 선구자로 꼽히는 에밀리 와일딩 데이비슨(1872~1913)에 대한 영국 주요 신문들의 100년 사이 이미지 변화에 대한 챕터를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페미니즘의 역사와 이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제게는 새로운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데이비슨은 ‘서프러제트’라 불린 영국 여성 참정권 운동을 이끈 사람이자 ‘순교자(martyr)’로 꼽힙니다. 그는 1913년 런던 인근 도시 엡섬에서 열린 더비 경마대회에서 달리는 왕의 말 앞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더타임스, 가디언, 데일리메일, 데일리미러 등 주요 신문들은 데이비슨의 행동에 대해 ‘광적인(lunatic)’ 등의 단어를 쓰면서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후 100년, 2013년까지 기사를 분석한 결과, 데이비슨은 순교자이자 여성 참정권 운동을 이끌어 낸 선구자로 의미와 맥락이 변한다는 것이 연구의 결과입니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가 당시의 맥락과 오늘날의 사회 현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저자는 데이비슨을 오늘날 여권 운동의 최전선에 있는 ‘페멘’ 등의 어머니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또 책에서는 데이비슨을 과학의 선구자 마리 퀴리, 홀로코스트 생존자 안네 프랑크, 미국 시민권 운동가 로사 팍스 등과 더불어 10명의 중요한 여성으로 꼽은 데일리 미러의 기사도 소개했습니다.
참고: Qualitative Research Methods for Media Studies (Bonnie S. Brennen, 2025)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