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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레터] 칼국수 

오늘 오랜만에 시내에 있는 칼국수집을 찾았습니다. 아이는 참 칼국수를 좋아합니다. 제가 아이만큼 어릴 때 칼국수를 좋아했는지 기억은 그리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어른이 되고서부터는 즐겨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때로는 작은 체구에서 어른이 내뿜을 법한 ‘이 맛이다’라는 듯한 표정을 보일 때는 귀엽고 또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자신을 아기가 아닌 큰 어린이라고 표현하는 모습에서 이미 성장은 꽤 진행됐으리라 생각합니다. 
 
칼국수를 먹으면서 제 친정 부모님이 제게 만들어주거나 사줬던 음식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고기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유독 집에 고기를 사오기를 좋아하셨습니다. 아내와 자녀들을 앞에 앉혀 놓고 고기를 구워주면서 밥 위에 놓아주기를 좋아하셨지요. 지금도 저희 가족이 오면 고기를 구워주시는데, 남편은 제 속도 모르고 좋다고 먹기 바쁠 때가 많았습니다. 
 
어머니는 다양한 국을 잘 만들어 주셨습니다. 오징어국, 뭇국, 미역국 등 많았죠. 지금도 친정에 종종 놀러가면 국부터 달라고 하는 제 모습이 죄송할 때가 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다른 반찬 만드는 것을 거들고는 합니다. 동생도 어머니의 국 선택에 감탄을 하고는 합니다. 
 
그러고 보니 아이에게 제가 만들어 준 소울 푸드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비빔밥 아닐까 싶습니다. 편식을 안 하도록 이끌기 위해서 비빔밥을 종종 만들어서 함께 먹었는데, 아이가 의외로 좋아했습니다. 채소가 많고 영양이 고루 들어있는 우리 음식 비빔밥을 먹고 자란다면, 나중에 아이도 비빔밥을 먹을 때마다 엄마의 사랑을 기억해 주지 않을까요.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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